현대 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2011년 뉴욕 구겐하임 회고전 <Maurizio Cattelan : ALL> 이래 최대 규모전인 이번 전시는 7월 16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으로 조각, 설치, 벽화와 사진 등 예술계에 화재를 일으켰던 작품 '코미디언'을 포함해 총 3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이탈리아 출신의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다양한 직군을 경험한 뒤 가구 디자이너로 일하며 비로소 미술계에 몸담게 된다. 변곡점이 많은 그의 인생사는 전형적인 미술가 유형을 벗어나 스스로를 '미술계 침입자'로 정체화하고 제도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데 기여했다. 카텔란은 일상의 이미지를 도용하고 차용하면서 모방과 창조의 경계를 넘나들어 ‘뒤샹의 후계자’로도 평가받는다. 특히 단정한 옷을 입고 공손히 무릎 꿇은 히틀러의 얼굴을 한 작품 '그(2001)'는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인물을 생생하게 되살려냄으로써 역사적 트라우마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유발한다. 카텔란의 작품들은 보기에 단순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극사실적 조각과 회화가 주를 이루며, 대부분 미술사를 슬쩍 도용하거나 익숙한 대중적 요소를 교묘히 이용한다. 익살스럽고 냉소적인 일화로 포장된 그의 작품은 무례하고 뻔뻔한 태도로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하고 우리 인식의 근간을 순식간에 뒤엎어버린다. 카텔란은 도덕적 합리성이나 계몽적 이상을 설파하는 예술가 역할을 거부한다. 그는 사기꾼, 협잡꾼, 악동이라 불리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며, 어릿광대를 자처하고 스스로를 희화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우리 삶의 폐부를 찌르는 예리한 현실 비평가이기도 하다. 전시장 도처에서 우리를 응시하는 수많은 카텔란은 침입자, 경찰, 사제, 범죄자, 예술가, 소년을 능숙하게 연기하며 비관적이고 우울하며 냉소적인 카텔란 판 인간희극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한다. 그리고 이 도발적인 익살꾼은 채플린적 희극 장치를 적재적소에서 작동시키며 잔인한 삶에 대한 애잔한 공감을 끌어낸다.
"실제 코미디언은 배우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허구와 현실 사이의 림보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코미디언(작품)은 그림이 아니라 개념미술과 농담 사이에 있으며
개념미술엔 감정이 없고 농담은 통상 큰 생각을 전달하지 않는다."
- 마우리치오 카텔란
무료관람 사전예약제
이번 전시 제목 "WE"는 카텔란의 작품 제목을 차용한 것이기는 하나 그 작품에 대한 직접적 참조보다는 확장된 의미에서 우리는 누구인가,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관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카텔란 작업에서 억압, 불안, 권위, 종교, 사랑. 나와 가족,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란 무엇인가에 관한 생각'은 토론을 활성화하고 모종의 연대를 가능하게 한다. 운석에 맞아 쓰러진 교황<아홉 번째 시간>은 특정 종교를 넘어 지역적 맥락에서 권위와 억압에 대한 토론을 주선하고, 시신을 연상케 하는 아홉 개의 카라라 대리석 조각 <모두>은 최근 우리에게 일어난 참사를 소환하고 추모하며 우리의 현실과 공감하게 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유머의 힘으로 진지하고도 심각한 소재들을 자유자재로 비틀며 신선한 자극을 던져 온 작가“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도발적인 익살꾼인 카텔란의 채플린적 희극 장치가 적재적소에 작동되는 작품들을 마주하며 공감, 열띤 토론 그리고 연대가 펼쳐지는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권위와 상식을 파괴해버리는 전시 마우리치오 카텔란 WE는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미술관 내 관람객 안전을 위해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며 예약자 본인이 아닐 경우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리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개인예매는 관람일 2주 전 오후 6시부터 예매가능하다. 전시 기간은 2023년 1월 31일부터 7월 16일까지이며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주차장이 협소한 관계로 만차 시 주차가 불가하니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WE 전시 장 내 모든 작품의 설명을 제공하는 리움미술관 오디오가이드를 대여받으려면 신분증이 필요하다. 문의는 02-2014-6900이다.
리움미술관
리움은 문화창조에 기여하고 소통하는 21세기 융합미술관을 지향한다. 1965년 삼성문화재단 설립 이후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대중에게 알리고자 노력해 온 삼성미술관은 2004년 서울 한남동에 미술관 건물을 신축하면서 리움미술관을 개관했다. 수준 높은 소장품 전시 및 기획 전시 개최 등 그간의 괄목할만한 활동과 성과로 지금 리움은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성장했다. 리움미술관은 한국 고유의 미를 담고 있는 전통미술과 생동하는 현대미술, 시대적 가치를 반영한 국제미술이 함께 공존하는 세계를 향한 열린 미술관이다. 리움은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함께 모색하고,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융합미술관으로 관객과 함께 향유하고 소통하는 문화적 공간이 되고자 한다.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문화를 선도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미술관으로서 리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리움은 전시와 교육, 미술품 보존 등 각 분야의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시의성 있는 주제와 중요 작가를 조명하는 기획전, 심도 있는 학술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등을 선보여 왔다. 앞으로도 리움은 우리 시대 예술의 지편을 넓히고 미래의 문화를 선도하는 미술관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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